이 책은 시인 오귀순 님이 사랑하는 남편을 하늘 나라로 떠나 보낸 후, 남편으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회상하며 매일매일 써 왔던 일기와 편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분은 한 남자의 아내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사업가로서도 덕망 있는 모습을 보여 주며 주위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베푼 아름답고 훌륭한 한 사람을 보게 된다.
메모리 글 1 고영일 목사
P 23.
꿈속에서도 울어요
흐느낌을 알 수가 있어요
엄마 잃은 아이가 엄마를 찾아 헤매듯
아이 잃은 엄마가 아이를 찾아 헤매듯
꿈속에서도 당신을 찾아 헤매며
흐느끼는 나.
P 24
전화로 주고받던 일상이 변했습니다
나 혼자 이야기합니다
당신 어디 있어?
거기가 어딘데?
그리고 마구 울어댑니다
거기가 어디냐고?
P 25
당신이 떠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
내겐
온몸에서 피를 짜내듯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P 36
비가와요
우산을 쓰고
당신 묘 앞에 서 있어요
난
빗속에
얼굴을 깊이 묻고
몸으로 울고 있어요
풀벌레 처럼.
P 26
당신은 떠나는데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말도
잘 챙겨 먹으라는 말도
안아줄 수도
손을 흔들 수도 없네요
다만,
차마, 차마 할 수 업는 말을 해야 합니다
여보,
잘 가요.
P 49
밤에 우는 새가 있다 지요
가지에서 가지로 옮겨다니며
남들이 잠든 시간에
홀로 우는 새를 생각합니다
그 새도 그리뭉 못 잊어 우는 것일까요?
이 밤에
당신 못 잊어
홀로 우는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