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도인의 삶은 갈등이 없이 화평한 상태만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령을 따라 이전의 죄의 습성을 거스르는 내적, 외적 갈등이 있다. ‘이 세대’와 ‘오는 세대’의 구분이 있지만 두 세대가 겹치고 공존하는 구조에서 그리스도인은 산다. 두 질서의 대립과 중첩 속에서 성령은 ‘새 시대’에 속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표지이며, 성령의 역할은 새 세대로 옮겨진 성도들이 새로운 삶을 살도록 끝까지 붙드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인도하심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저자는 신약학에서 말하는 바울의 종말론적 도식을 ‘오는 세대’로의 소속의 이동으로 설명하며 ‘이미와 아직’이라는 근본적 틀 안에서 재배치하고 있다. 즉, 바울은 이미 우리에게 말한 성경의 말씀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용하여 풀어내고 있다. 말씀의 뼈대를 올바르게 구축하고 삶의 현장에까지 분별력을 갖고 적용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익하며, 제자훈련 교재로도 강력히 추천한다.


추천사 1 김 남 준 목사 ㅣ 전 열린교회 담임목사, 현 GSI선교회 대표 1
추천사 2 김 현 광 박사 ㅣ 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2
추천사 3 송 영 목 박사 ㅣ 고신대학교 신학과 교수 3
프롤로그 10
제1부 바울의 종말론의 구조적 이해 15
제1장 바울 신학에서 종말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7
제2장 언약의 성취와 두 세대의 새 구조 43
제2부 구원과 성령의 종말론적 관계 70
제1장 구원에 대한 종말론적 이해 72
제2장 성령과 육신의 대립 98
제3장 성령의 지향성과 신자의 삶의 형성 125
제3부 성령의 지향성과 신자의 삶 154
제1장 성령의 지향성과 신자의 삶의 실제 적용 156
제2장 성령의 지향성과 바울 신학의 통합적 비전 177
에필로그 193
참고 문헌 197

성령을 따라 사는 삶이라는, 복음주의의 신앙에 있어서 핵심적 주제는 이미 많은 교인의 관심 밖에 있습니다. 이 시대의 기독교 신앙이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에 물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서가 출판된 것은 시의적절합니다.
- 김남준 목사(전 열린교회 담임목사, 현 GSI선교회 대표)
‘성령 안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도전적이고 실제적인 이 질문 앞에 독자를 서게 하는 책입니다. 저자의 오랜 연구와 노력의 결실로 태어난 본서가 ‘성령의 지향성’을 따라 새롭게 빚어지는 ‘형성’의 과정을 걷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귀한 동반자가 될 것임을 믿습니다.
- 김현광 박사(한국성서대학교 신약학 교수, 전 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장)
본서는 성령께서 우리의 일상을 재정렬하시는 사역에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옷을 입고, 순종하도록 도전합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쉽게 자신의 논의를 따라가도록 친절히 안내합니다. 구원과 윤리 그리고 이론과 실천이 잘 조화를 이루는 본서를 독자들이 일독을 권합니다. 더불어 지역교회가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에 본서를 활용하기를 추천합니다.
- 송영목 박사(고신대학교 신학과 교수

우리는 성령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정작 ‘성령을 따라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신하지 못한 채,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이 틈새는 개인의 열심이나 훈련의 부족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오히려 그것은 성령을 성경, 특히 사도 바울의 신학적 틀 안에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문제다. 본서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p.10
성령을 따라 산다는 것은 갈등이 없는 삶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갈등 속에서도 삶의 방향이 ‘새 시대’를 향해 분명히 정렬된 상태를 의미한다. p.13
그러므로 본서는 종말론을 ‘마지막 장’에 배치하는 주제가 아니라, 성령을 말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다룬다. 바울이 말한 ‘새 시대’가 무엇인지, ‘이 세대’와 ‘오는 세대’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그리고 그 둘이 어떤 방식으로 현재에 겹쳐 나타나는지를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성령이 왜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통치 원리’로 불릴 수 있는지, 성령이 신자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지향’하게 하는지(성령의 지향성)를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향성이라는 말은 나침판처럼 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이다. 성령은 우리에게 갑자기 슈퍼맨 같은 힘을 주시기보다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고정한다. 마치 나침판의 N극이 항상 북쪽을 가리키듯, 성령은 우리가 길을 잃을 때마다 다시 ‘새 시대’의 삶을 향해 우리의 마음을 재조정(realignment)하신다. p.19-20.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바울의 두 세대 이해는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언약의 성취 여부를 기준으로 형성되며, 이 구조는 그리스도의 카이로스를 중심으로 단절과 겹침을 동시에 가진다. 그리고 이 구조가 현재 안에서 실제로 역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성령이다. 아래의 도식은 이 관계를 시각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p.63
도표에서 하단의 흐름은 죄와 사망, “육신”의 질서가 여전히 지배하는 ‘이 세대’의 현실을 나타낸다. 반면 상단의 흐름은 같은 역사 안에서 하나님이 언약을 따라 자신의 구원 사역을 이루어 가시는 구속사의 흐름을 나타낸다. 세로 점선은 구약에서 약속의 방식으로 미래를 구약에서 미리 경험하는 ‘언약적 새 시대’의 카이로스의 사건들을 의미한다. p.66
신자의 삶에서 반복되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왜 죄의 유혹과 실패가 사라지지 않는가?”
이 질문은 흔히 성화의 부족이나 신앙의 미성숙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제기되지만, 바울은 죄의 지속성을 개인의 도덕적 결함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바울에게서 죄는 단순한 행위의 집합이 아니라, 옛 세대가 인간을 지배해 온 권세의 방식이다.
로마서 7장에서 바울은 죄를 인격화된 세력처럼 묘사하며, 인간이 스스로 그것을 제어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이 서술은 죄를 심리적 현상이나 윤리적 선택의 결과로 축소하지 않고, 역사적·종말론적 실재로 파악하도록 이끈다. p.113
바울의 성령론에서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성령의 사역이 결코 개인의 내적 경건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령은 개인을 “변화”시키지만, 그 “변화”는 언제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바울에게서 성령은 신자를 고립된 영적 주체로 만드는 힘이 아니라, 새 세대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능력이다. 이 점은 바울 서신 전체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바울은 성령을 말할 때 거의 항상 “한 몸”(소마, σῶμα)이라는 이미지를 함께 사용하며, 성령의 은사와 사역을 공동체적 기능 안에서 설명한다(고전 12장, 롬 12장). p.140
위에서 우리는 ‘성령의 지향성’이 교회의 공적 구조를 통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살펴보았다. 예배, 말씀, 성찬, 공동체 훈육은 성령을 대체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성령의 사역이 신자의 삶과 공동체의 시간을 통과하며 지속되도록 돕는 매개다. 이로써 ‘성령의 지향성’은 개인의 영성에서 출발하여, 공동체의 질서를 통해 새 세대의 삶을 현재 안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한다. p.169